'몰입'과 '효율'에 관한 생각

한 해를 시작할 즈음이면 누구나 새로운 영감과 자극을 필요로 합니다. 하지만 그 방법을 찾기란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죠. 정보와 콘텐츠가 넘쳐난다고 해도 어디에서 무엇을, 어떻게 받아들일지 선택하는 일이 결코 만만치 않기 때문입니다.
그럴 때 가장 유용한 방법 중 하나는 앞서 걷는 사람들의 관점과 생각을 엿보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특히 그중에서도 하나의 큰 조직을 이끄는 사람들은 복잡한 문제 앞에서 어떤 질문을 던지는지, 무엇을 기준 삼아 결단을 내리는지 살펴보며 나에게 필요한 힌트를 찾아내는 거죠. 꼭 나와 일치하는 일을 하고 있지 않더라도, 나이나 경력이 차이나더라도 그중 지금 내가 가진 고민에 답을 줄 단서들이 하나쯤은 발견될 수도 있으니까요.
그런 의미에서 네이버의 리더들을 만나 그들의 솔직한 이야기를 들어보는 시간을 갖기로 하였습니다.
그 첫 번째 주인공은 네이버에서 22년째 검색 분야를 담당하며 현재 ‘발견과 탐색’ 프로덕트를 총괄하고 있는 최재호 리더입니다.
Q. 재호 님은 22년째 네이버 검색 분야에 몸담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좀 더 자세한 자기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제가 네이버에 입사한 게 2003년이니 정말 오래되었네요. 그때부터 저는 네이버의 검색 부문을 개발하고 최적화하는 일을 했으니 네이버의 검색 서비스와 인연이 꽤 깊은 편이죠.
하지만 저는 다른 개발자분들과는 다르게 컴퓨터 공학이나 전산학 쪽을 전공하지는 않았어요, 원래 전공은 건축이었거든요. 한때는 안도 다다오 같은 세계적인 건축가가 꿈이었던 학생이었죠. 그러다 2003년에 네이버에 입사하며 인생의 항로가 바뀌었어요.
그 뒤로 통합검색을 비롯한 다양한 검색 서비스를 개발했고, 2015년부터는 자동으로 뉴스를 추천해 주는 Airs를, 2020년에는 본격적으로 개인화 검색을 담당했습니다. 그리고 최근에는 네이버의 홈피드, 서치피드 영역과 같은 발견/탐색 서비스 조직을 이끌고 있죠.
Q. 건축과 검색은 너무 다른 분야인 것 같은데 커리어를 시작할 당시 이질감을 느끼지는 않으셨나요?
오히려 일을 하면 할수록 건축과 검색 서비스가 놀라울 정도 닮아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건축에는 정답이 없거든요. 어떻게 설계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모두 달라지니까 인풋에 따른 아웃풋을 하나하나 정의해야 하죠.
검색도 마찬가지예요. ‘A’라는 검색어를 입력했을 때 어떤 결과를 보여줄지는 시대와 사람에 따라 달라져요. 그래서 저는 서비스를 만드는 과정은 일종의 ‘아키텍트(architect)’라고 봐요. 서비스도 동선 설계가 정말 중요하거든요. 수천만 명이 매일 오가는 서비스의 구조를 짜는 일에서 건축가로서 못다한 꿈과 갈증을 해소하는 셈이죠.
Q. 재호 님이 최근 가장 많이 사용하신 ‘단어’가 있다면 무엇일까요?
아마 근래 가장 많이 사용한 말이 있다면 ‘숫자가 중요하다’는 말일 거예요. 단순히 결과를 숫자로 증명해야 한다는 뜻이 아니라 숫자가 중요한 이유를 생각해 보자는 거였죠. 저희가 일하는 분야는 사람마다 서로 다른 의견과 이해도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숫자에 근거를 두고 있어야 협업이 가능해요.
리더의 입장에서도 마찬가지죠. 특정한 부문을 이끄는 자리에 있다 보면 거시적인 관점에서 명확한 숫자를 보는 게 너무 중요하거든요. 단순한 데이터의 나열이 아니라 그 속에서 진짜 의미 있는 숫자를 볼 줄 알아야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으니까요.
Q. 리더의 역할을 말씀해 주셨는데, 부문장급 정도면 하루에도 회의가 정말 빡빡하게 이어지잖아요. 그 속에서 집중력을 유지하는 것도 보통 일이 아닐 거 같아요. 재호 님 만의 비결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저는 생각을 리프레시 하는데 있어 ‘질문’만큼 좋은 도구는 없다고 봐요. 개인적으로는 회의 중에 나오는 내용들 중 핵심을 파악하기 위해서 저 자신에게 질문을 많이 던지는 편이에요. 그리고 스스로 답변이 떠오르지 않으면 발표자분께 다시 질문을 드리곤 합니다.
이렇게 회의마다 ‘핵심 질문’을 뇌에 로딩해두면 나중에 이와 연관된 것들이 자연스럽게 정리가 돼요. 황농문 교수님이 쓰신 ⟪몰입⟫이란 책에도 이 개념이 나오는데요, 문제의 본질이 뭔지 끊임없이 묻다 보면 뇌가 알아서 솔루션을 찾아낸다는 거죠.
Q. 모든 사람이 각자가 속해 있는 영역이 가장 어렵다고들 이야기합니다. 발견과 탐색이라는 서비스를 담당하고 계신 입장에서 이 영역이 어려운 이유는 무엇일까요?
이 서비스를 준비하면서 풀기 어려웠던 난제가 두 가지 있었어요. 첫째는 네이버의 홈피드를 계속 봐야 하는 이유를 만드는 일이었죠. 처음에는 단순히 인기 있는 콘텐츠나 눈길을 사로잡는 콘텐츠가 좋은 줄 알았지만 모든 사람이 그걸 원하지는 않거든요.
그렇다고 무작위로 추천할 수도 없으니 결국 사용자가 좋아할 만한 근거를 최대한 많이 모으는 방식으로 추천 모델의 수를 늘렸어요. 결국엔 추천 모델을 개인화하고 사용자의 관심사를 빠르게 반영하는 게 중요하다는 걸 깨달은 거죠. 한 사람 한 사람의 취향과 관심사를 정교하게 다뤄야 한다는 점이 힘들면서도 매력적인 포인트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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