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상이 향하는 목적지

NAVER | Design | 임주열
네이버 지도가 새로운 길을 내고 있다. 길찾기에서 출발한 네이버 지도는 현재 예약, 리뷰, AI 기술을 활용한 장소 추천 경험을 경유해, ‘공간지능’으로 누구도 가보지 못한 목적지를 향해 나아가는 중이다.
네이버 플레이스의 17년 차 UX 디자이너 임주열은 지도에 바랐던 막연한 상상들을 현실로 만들어 내고 있다. '팝업 스토어처럼 실시간 정보까지지도에서 알려 줄 수 없을까?', '주말에 갈 만한 곳을 지도가 알아서 추천해 줄 수 없을까?'와 같은 상상이, 실시간 영상 리뷰나 장소 추천과 같은실제 변화로 이어진 것. 인터뷰 도중 그가 눈을 반짝인 것은 ‘미래의 네이버 지도’를 묻는 질문. 손으로 안경 모양을 만들어 눈가에 얹으며, 머지않아 지도 앱과 스마트 고글 하나면 내 시야에 들어오는 모든 공간의 정보부터 우리 동네 소식까지 모두 확인할 수 있을 거라 답한다. 상상이 이끄는 목적지를 향해 오늘도 나아가고 있다.
어떤 일 하시나요?
안녕하세요. 네이버 플레이스 설계팀에서 네이버 지도 앱의 사용자 경험을 만들어 가고 있는 17년 차 디자이너 임주열입니다. 지도를 이용하는 사용자들과 가게를 운영하는 사업자들이 잘 연결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하고 있고요. 그 과정에서 사용성 측면에서 더 좋은 방향은 없을지, 사용자들이 더 필요로 하는 건 없을지, 새로운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부분은 없을지 등을 고민하고 있습니다.
요즘 지도 팀에서 특히나 집중하고 있는 부분이 있다고 들었습니다.
크게는 두 가지인데요. 첫 번째는 ‘추천과 탐색 경험’을 강화하는 일입니다. 예전의 지도 앱은 TV나 SNS에서 봤던 장소를 ‘검색’해보는 용도로 대부분 활용되었는데요. 하지만 요즘은 지도 앱에서 AI를 활용해 새로운 장소를 추천받고, 탐색해 볼 수 있도록 변화하고 있습니다. 이것이 가능했던 이유 중 하나가 리뷰입니다. 기존에는 네이버가 직접 장소를 추천해 줬다면, 이제는 사용자들이 만든 콘텐츠를 둘러보면서, 이 콘텐츠들을 바탕으로 내가 가고 싶은 곳들을 탐색하고 추천받는 방식으로 바뀌고 있습니다. 목적 없이도, 심심할 때 지도 앱에 들어와서 ‘놀 수 있도록’ 말이죠.
두 번째는 ‘오프라인의 실시간 정보’를 담는 일입니다. 최근 성수동이나 홍대에 팝업스토어가 정말 많이 생기고 있는데요. 팝업스토어처럼 하나의 고정된 매장이 아닌, 짧게 운영하는 경우에는 네이버 지도에 등록하는 것이 어려웠습니다. 사용자들도 팝업스토어를 가보려 해도 지도에서 검색도 안 되고, 언제까지 운영하는지도 알 수 없어서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앞으로는 팝업스토어나 전시처럼 짧게 운영되는 공간들의 정보도 담을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는데요. 팝업스토어를 방문한 분들이 남기는 실시간 리뷰나 영상들을 통해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생생하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오픈톡에 참여하면 방문자들과 실시간으로 대화하며 서로 소통할 수도 있습니다. 팝업 스토어에 기간에 가보지 못했더라도 지난 팝업 정보를 볼 수도 있게 할 예정입니다. 두 가지 모두 지도 팀에서 오래 전부터 준비했던 변화인데요. 검색을 넘어선 탐색으로, 오프라인에서 일어나는 일을 온라인으로, 지도에서 할 수 있는 경험의 폭을 넓혀 나갈 예정입니다.
중요하게 생각하시는 UX 디자인 원칙이 있나요?
네이버 지도같이 수많은 사장님과 사용자가 이용하는 서비스는 디자인을 확 바꾸는 일이 어렵습니다. 버튼 위치 하나만 바뀌어도 생업에 지장을 주기 때문인데요. 단순히 예쁜 화면, 보기 좋은 화면을 그리는 것이 UX 디자이너의 일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여러 이해관계가 얽힌 환경을 이해하면서, 사용자들에게 새로운 가치를 줄 수 있는 부분이 없을지, 좋은 방향으로 인식을 바꿔 나갈 수 있을지 찾아 나가는 것이 제가 생각하는 가장 중요한 부분입니다. 그러기 위해서 사용자 데이터와 트렌드도 많이 뜯어봐야 하고요. 출퇴근길에 지도 앱을 쓰시는 분을 보면 화면을 슬쩍 훔쳐본 적도 있습니다.
네이버 지도를 사용하는 분들의 연령대는 정말 다양해서 특정 연령대를 타겟으로 한 디자인을 하기는 어렵습니다. UX 디자이너가 힙하고 젊은 디자인을 하고 싶다고 해도, 모든 화면을 그렇게 바꿀 수는 없을 텐데요. 대신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낼 수 있는 틈새를 찾아봅니다. 리뷰어의 데이터를 살펴보면 압도적으로 2030세대가 많고, 이들이 자주 쓰는 화면은 MY PLACE 탭인데요. 그러면 이 화면에서 재밌는 시도를 해볼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내 리뷰 영향력은?’처럼 내 리뷰의 조회수를 보여주는 기능을 만들어 보기도 하고, ‘20대가 찜한 핫플 모음’ 같이 내 또래가 찜한 장소를 모아 보여주기도 합니다. 2030 세대가 리뷰를 쓰면서 보람도 느끼고 재미도 느낄 수 있도록, 저희도 디자인적으로 다양한 시도를 해보는 공간입니다.
혹시 네이버 지도에서 더 해보고 싶은 일이 있다면요.
제가 지금 여기서 지도를 켜면 ‘정자동’이 나올 텐데요. 사실 지금 정자동에선 엄청 많은 일들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저 아파트 단지에서는 주민들이 모여서 이야기하고 있을 수도 있고, 어느 사거리에서는 교통사고가 나서 정체가 될 수도 있고, 요 앞에 새로 생긴 가게에서는 직원을 뽑고 있을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지금 지도 앱에서는 그런 것들이 보이지가 않습니다. 이렇게 현실에서 일어나는 일들이 지도에서 바로바로 보이도록 하는 일, 그리고 이곳에서 사람들이 소통하고 연결될 수 있는, 로컬 커뮤니티로 발전되는 모습을 보고 싶습니다. 네이버는 이미 수많은 장소에 대한 정보와 리뷰를 가지고 있고, 주문, 예약과 같은 서비스들이 지도 안에서 잘 운영되고 있기 때문에 이런 가상 공간만 잘 마련이 된다면 얼마든지 가능할 거라고 보고 있습니다. 다른 글로벌 서비스 중에서 네이버처럼 새로운 장소를 발견하고, 예약과 주문을 할 수 있고, 그 장소로 이동하고, 방문 후의 경험까지 나눌 수 있는 서비스가 아직 없기 때문에 더 욕심이 나기도 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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