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도시를 만드는 중입니다

사우디아라비아 디지털 트윈 구축 일지
여러분이 어릴 적 상상했던 미래 도시는 어떤 모습이었나요? 저는 ‘2050년의 모습 상상해서 그리기’ 같은 숙제를 받으면, 곤충을 닮은 비행 물체가 하늘을 날고 기하학적인 모양의 건물이 빼곡하게 서 있는 회색빛 도시를 묘사해 가곤 했는데요. 우리가 떠올리는 미래 도시의 풍경은 각양각색이지만, 그 바탕에는 예외 없이 디지털 트윈이라는 밑그림이 필요합니다. 디지털 트윈은 가상 세계에 현실의 건물, 도시 등을 똑같이 복제해, 현실에서 일어나는 문제들의 해결 방안을 찾는 기술이에요.
네이버는 현재 사우디아라비아의 주요 도시에서 디지털 트윈 플랫폼을 구축하고 있어요. 메카와 메디나, 제다. 3개 도시의 작업을 마무리 지은 뒤, 아주 잠시 숨을 고르고 있는 담당자들을 만났습니다. 사우디아라비아 디지털 트윈 프로젝트의 연구원 '좌표좌'와 프로젝트 매니저 '보거스'에게 미래 도시가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함께 들어 보시죠!
Q. 디지털 트윈이 낯선 분들에게 이 기술을 쉽게 소개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좌표좌 네이버 사옥 1784에는 ‘루키’라는 로봇이 돌아다녀요. 얘네가 커피도 배달해 주고, 택배도 갖다주는데요. 목적지까지 가는 과정에서 사람이나 지형지물과 부딪치지 않도록 경로를 잘 설정해 줘야겠죠. 최적의 경로를 찾기 위해선 여러 번의 테스트가 필요하고요. 그 테스트를 일일이 로봇을 움직여서 하는 게 아니라 사옥 공간을 그대로 본뜬 디지털 공간에서 할 수 있다면 훨씬 효율적이잖아요. 즉, 디지털 트윈은 현실의 사물이나 공간을 똑같이 복제해서 실제처럼 관찰하고, 실험하고, 관리할 수 있게 도와주는 기술이에요.
보거스 1784 같은 빌딩뿐만 아니라 자동차의 디지털 트윈을 만들 수도 있고요. 규모를 확 키워서 도시 전체를 복제하는 것도 가능하답니다. 지금 저희가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열심히 그 일을 하고 있는데요. 최근에 메카, 메디나, 제다 3개 도시의 디지털 트윈이 완성됐습니다. 도시 전체의 길 하나, 건물 하나까지 정밀하게 3D 모델로 구현했죠.
Q. 사우디아라비아는 왜 지금 디지털 트윈에 집중하고 있나요?
보거스 2016년에 빈 살만 왕세자가 ‘사우디 비전 2030’을 발표했어요. 석유 중심의 경제 구조에서 벗어나 첨단 기술과 인프라 위에서 신산업을 육성시키고, 지속 가능한 미래 도시를 만들겠다는 내용이 담겨 있죠. 자율주행차나 로봇, IT와 전력 기술이 융합된 ‘스마트 그리드’. 이런 기술들을 기반으로 도시를 운영하려면 디지털 트윈 플랫폼이 갖춰져 있어야 하거든요.
좌표좌 어떤 도로가 유독 차가 너무 막힌다고 가정해 볼게요. 그 도로의 교통량을 분산하기 위해 다른 도로를 뚫었는데, 막상 효과가 없으면 얼마나 큰 손해예요. 도시가 점점 복잡해지고 있는 만큼 도시를 계획하고 관리하기 위해선 가상의 시나리오를 세워서 예측하고 테스트해 보는 과정이 필수예요. 그래서 디지털 트윈을 ‘인프라를 위한 인프라’라고 불러요.
Q. 디지털 트윈을 만들기 위해 가장 먼저 하는 일은 뭔가요?
좌표좌 항공 사진을 찍어요. 경비행기에 특수 카메라를 장착해서요. 항공 사진은 한 번 찍을 때 다섯 각도로 촬영을 하기 때문에 특수 장비가 필요하거든요. 드론을 날려서 찍기도 하고요.
Q. 그럼 항공 사진은 어떤 단계를 거쳐 디지털 트윈이 되나요?
좌표좌 여러 각도로 찍은 2D 사진을 컴퓨터가 분석해서 수많은 점을 자동으로 추출하고, 3D 형태로 가상 공간에 옮겨줘요. 이때 점을 대략 찍는 게 아니라 픽셀 단위로 촘촘하게 찍어서 미세한 굴곡까지 재현합니다. 이 과정들을 디지털 트윈에서 ‘번들 조정’과 ‘밀집 정합’이라고 부르는데요. 3D 점들의 위치를 실제 모습과 최대한 정밀하게 맞추는 작업이에요. 데이터가 실제와 같을수록 활용도가 높기 때문에 굉장히 중요한 단계죠.
보거스 근데 항공 사진으로 커버가 안 되는 경우도 있어요. 강 위에 있는 다리를 생각해 보면요. 아무리 여러 각도로 촬영해도 다리 밑은 안 찍히거든요. 그런데 디지털 트윈은 3차원 구조라 바닥 면도 구현을 해야 해요. 이때는 ‘AI 인페인팅’ 기술을 사용해서 자연스럽게 빈 곳을 그려 채워줍니다.
Q. 이 프로젝트가 네이버의 미래에는 어떤 역할을 하게 될까요?
보거스 이 프로젝트는 사실 1784에서 시작된 기회예요. 사우디아라비아가 디지털 트윈에 대한 니즈가 있다는 사실을 알고 1784에 초청했었어요. 스마트 시티에 대한 구상은 많지만, 공간 지능 기술이 빌딩 안에서 구현되고 일상적으로 운영되는 모습은 처음 봤다고 하더라고요.
1784가 테스트 베드이자 포트폴리오가 된 것처럼, 지금 사우디아라비아에서 만들고 있는 디지털 트윈 플랫폼 역시 네이버의 다양한 사업이 진출할 수 있는 연결 고리가 되어줄 거라고 생각해요. 아주 거칠게 예를 들어 볼게요. 디지털 트윈이 있다면 그 위에 고정밀 지도1가 들어갈 수 있고, 지도에선 장소 정보를 녹여내 예약 시스템으로 연결이 가능하지 않을까요?
1 고정밀 지도(HD Map). 로봇이나 자율주행차량에 세밀한 도로와 주변 지형의 정보를 사전에 제공하기 위한 지도
► 디지털 트윈을 구축한 구체적인 과정을 더 알고 싶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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